큰구름 쫓는 아기새

대학생까지만 해도 회의 맛을 잘 몰랐다. 횟집 근처에도 가지 않았으며 어쩌다가 회를 먹게 될 경우에는 맨 마지막에 나오는 매운탕이 나오기만을 기다렸으며 썰어져 나온 회 몇점을 챙겨 놓았다가 매운탕에 넣어서 익혀먹었다. 이제 학생 신분을 벗고 직장인이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직장 상사를 따라간 동네 횟집에서 회의 맛을 알게 되었다. 그 후에는 여러 횟집을 다녀 보았지만 대부분 높은 가격대에 형성이 되어 있어서 부담이 되는 경우도 많았는데 우연히 총각수산을 알게 되었다. 

총각수산은 오산에만 있는게 아니고 전국적으로 체인점 수가 많다. 지점별로 작게 테이크아웃 전문으로만 하는 곳도 있고 일반 횟집처럼 먹고 갈 수 있는 곳도 있다. 필자는 오산에서는 식당에서 먹고 퇴근하는 길에 회가 생각 날 때면 송탄에 테이크아웃 전문으로만 하는 총각수산에서 광어나 우럭, 숭어를 포장해 먹기도 한다.

포장이라고 해서 식당에서 먹는 것보다 맛이 떨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항상 살아있는 생선들을 주문을 받는 즉시 회를 뜨기 때문에 신선도 만큼은 믿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상차림비가 들어가고 위에 메뉴표를 보면 알겠지만 다른 일반 횟집보다는 훨신 저렴한 가격으로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다. 필자는 직장 동료들과 퇴근 후에 총각수산을 찾았는데 러시아대게 두마리와 광어, 도다리 반반을 주문했다.

회가 나오기 전에 대게가 먼저 나왔다. 작년 대게철만 해도 1kg에 3만원 정도 였는데 아직 대게철이 아니어서 그런지 비싼 편이었다.(그래도 다른 대게집 보다는 저렴하다)

이렇게 맛있는 대게도 필자는 작년에 처음 먹어보았다. 지금 회사에 입사한 후에 직장상사로 부터 맛보지 못한 것들을 맛보여준다며 이곳저곳 끌고다니다가 처음 먹어본 것이 총각수산 대게였다. 처음 대게를 맛봤을 때는 천국을 경험하는 듯 했는데 평소에 꽃게를 너무 좋아하는 나로써는 살이 풍성하고 부드러우며 적절하게 간이 베어있는 대게는 일생 최고의 음식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다음에 킹크랩을 먹어보게 된다면 그땐 어떤 느낌일까?

총각수산에서는 대게를 손질 할 때 살을 쉽게 파먹을 수 있도록 껍질에 칼질을 내서 준다. 그래서 힘겹게 가위로 잘라가며 파먹기 보다는 이미 잘라져 있는 틈을 공략해 부러트리면 위의 사진과 같이 뽀얀 속살을 쉽게 볼 수 있다.

 가위는 필요없다.

게딱지에 남아있는 내장과 함께 밥을 볶아주는데 이것 또한 별미다. 짜지않고 고소한게 게를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나 다 좋아할 것이며 필자처럼 게는 좋아해도 게 내장은 안좋아하는 사람도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새하얀 것이 광어요 거무스름한게 도다리다.

평소에 광어나 숭어, 우럭을 많이 즐겨먹다가 이번에 도다리는 처음 맛보았는데 식감은 아삭아삭 오도독한 느낌이었으나 질긴느낌은 전혀 없었고 부드러웠다.

총각수산은 저렴하게 싱싱한 회를 먹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밑반찬을 제외하고 다른 스끼다시는 제공되지 않는데, 필자처럼 회는 좋아하는데 소라나 조개, 해삼, 멍게와 같은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총각수산은 최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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